음악-악곡분석

[악곡분석] 크시고놀라운주은혜(Kaiser편곡)

e동행 2018. 4. 8. 14:40

[ 악곡분석 - 크시고 놀라운 주 은혜 ]

 

[ 개요 ]

 

작사 : Julia Johnston

작곡 : Daniel Towner

편곡 : Arr. Kurt Kaiser

 

  악보는 기음출판에서 나온 아가페찬양 7 (이민영,최명환 편) 을 사용했다. Kaiser 에 의해 편곡된 곡이며, 원 곡은 21C 찬송가에도 포함돼 있는 놀랍다 주님의 큰 은혜’ (251)이다. ‘21세기 찬송가 해설’(오소운 저)에 의하면 1910년 작사, 작곡이 되었고 1911확실하고 참된 찬송가”(Hymns Tried and True)에 처음으로 발표되었다.

  작사자 Julia Harriet Johnston (1849-1919) 은 찬송시인으로 목사인 아버지와 시인인 어머니 사이에서 1849년 태어났다. 그녀는 생전에 500 편이 넘는 찬송시를 썼다.

  작곡자 Daniel Brink Towner (1850~1919) 는 펜실베니아에서 태어나 유명한 성악가이자 교육자인 아버지에게서 음악을 배웠고 후에 하워드(J. Howard), 루트(G.F.Root), (J.Webb)에게서 공부했다. 그는 2,000여 곡의 교회음악을 작곡했는데, 뉴욕, 신시내티 등의 감리교회에서 음악감독으로 섬겼고, 시카고의 무디 성경학교 교수로 부임하여 죽기까지 26년간 재직했다.

  편곡자 Kurt Kaiser(1934~)는 시카고에서 태어난 교회음악 작곡가이다.

 

  이 곡의 후렴 부분을 살펴보면

주의 은혜 우리의 모든 죄 씻었네

주의 은혜 영원한 새 생명 얻었네

라고 되어 있지만, 원래 작사된 영문으로 보면

Grace, grace, God’s grace,

Grace that will pardon and cleanse within;

Grace, grace, God’s grace,

Grace that is greater than all our sin!

라고 돼 있다.

  영어 가사를 보면 Grace 를 계속 반복해서 말하고 있는데 후렴구에서만 봐도 8번 나타난다.

  이 찬송은 부르는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은혜의 중요성을 무심하게 지나칠 수 없게 하고 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받은 데 대한 감사가 기반이 된 감격으로 충만하여 찬송해야 한다.

 

  이 곡은 우리의 죄를 사하신 주의 은혜를 찬송하고 있는 복음찬송(Gospel Hymn)이다. 복음찬송은 곡 마지막에 아멘을 붙이지 않는다. 또한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내용이 있다면, 가사의 마지막에서 나타나듯이, 작사자는 바로 우리의 죄 보다도 더 크신 주의 은혜를 고백하며 하나님을 찬송하고 있는 것이다. 찬송가에 나타난 관련 성구 사도행전 1511절에 우리와 동일하게 주 예수의 은혜로 구원 받는 줄을 믿노라라는 말씀이 있다. , 로마서 521절에는 죄가 더한 곳에 은혜가 더욱 넘쳤다는 말씀이 있다. 신약시대 모든 찬송의 주제는 예수 그리스도이어야 한다. 성경의 전체 주제가 말하고 있는 것도 그렇다. 이 곡에서도 독생자 예수를 십자가에 내어주신 하나님의 크신 은혜를 찬송하고 있다.

  찬송은 하나님을 향하고 있어야 한다. 특히 예배 찬송인 경우 더 그렇다. 공적인 예배가 아닌 기도실에 혼자 있을 때라면 문제될게 없겠지만, ‘우리가 새 생명을 얻은 것이 감사하다라고 감격에 겨운 '노래'만을 흥얼거리는 것이면 곤란하다. ‘우리가 새 생명 얻은 것을 강조하기 보다는 하나님의 크신 은혜’,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십자가 구속의 은혜에 초점을 맞추고 찬송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 곡은 가사와 음악이 조화되도록 매우 잘 된 번역곡이다. 그러나 번역곡의 경우, ‘를 번역할 뿐 아니라 음악적인 특성을 감안해서 가사를 배치해야 하므로, 원 가사의 의미가 그대로 전달되도록 번역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 곡에서도 몇 개 안되는 음절로 원곡의 가사를 다 표현할 수는 없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최소한 작사자의 의도했던 이미지를 떠올리며 찬송할 필요가 있다.

  원곡은 4절까지 가사가 있으며, 나머지 가사는(21C 찬송가) 다음과 같다.

 

3) 죄악에 물든 영혼들을 주께서 피로 씻으시네

지금도 흐르는 그 피에 눈보다 더 희게 씻으라

 

4) 비할 수 없는 그 은혜를 믿는 자에게 거저주네

형제여 주 앞에 나와서 더 지체 말고 곧 받으라

 

  이 곡을 이전 통합 찬송가에서는 고난부분에 분류하고, 21C 찬송가에서는 회개와 용서부분에 분류했다. 그렇지만 원래 이 곡은 그리스도의 고난을 묘사하고 있다거나 성도의 삶 가운데 짓는 여러 죄에 대한 회개와 용서를 나타낸다고 하기 보다는, 죄인을 구원하신 구속의 은혜를 찬송하는 노래이며, 믿지 않는 다른 형제들도 나와서 그런 은혜를 받고 믿어 구원받은 백성이 되기를 갈망하는 찬송이다.

  그러나 여기 편곡된 부분에서는 단 두절만 사용하여 주님의 구속의 은혜를 찬송하고 있는 것이다.

 

[ 분석 ]

 

  이 곡은 9,9,9,9 운율에 후렴구가 있는 구조이고, 템포는 =110~120 정도로 부르는 것이 좋겠다. 곡의 시작 부분에 legato 라는 지시어가 있는데 곡 전체적으로 legato 연주하기를 요청하고 있다.

 

  곡은 2절 유절 찬송을 반복하여 부르고 조바꿈하여 후렴부분을 한번 더 부르는 구조로 돼 있다.

  즉 A(1) - R - A(2) - R - R1 과 같은 모양이 된다.

 

[ A ]

 

1) 3 크시고 놀라운 주 은혜 우리의 죄짐 맡으셨네

11 갈보리 십자가 은혜로 영원한 새 생명 얻었네

2) 3 더러운 우리의 모든 죄 정결케 되기 원하오니

11 갈보리 십자가 은혜로 죄씻음 받기를 원하네

 

[ R ]

 

후렴) 19 주의 은혜 우리의 모든 죄 씻었네

27 주의 은혜 영원한 새 생명 얻었네

 

  ‘주의 은혜를 부르는 부분에서는 어김없이 tone painting 이 돼 있다(아래 그림 참조). 작곡자는 짧은 가사만으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것이나 연주자에게 자신의 의도를 알리는 표현들을 악보에 painting 기법을 활용하여 나타내기도 하는데, 십자가의 묘사는 상당히 자주 사용된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살펴볼 수 있는 부분은 주의 은혜라는 부분에 베이스 라인에서 오르간포인트를 사용하고 있는 점이다. 여기서는 한결같은, 변함없는 은혜를 표현하고 있다.

 

  그냥 주의 은혜라고 가사만 읊조리며 부르는 것 보다는, ‘예수님을 십자가에 내어주신 은혜그리고 변함없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그 은혜를 생각하며 주의 은혜라는 단어를 부르는 것이 올바르고 성숙한 연주자의 자세라고 할 수 있다.

  뒤이어 후렴구를 반복하면서는 G장조에서 장4도를 높여 버금딸림화음인 C장조로 조옮김 한다. 음이 각 파트에서 4도 높아지면서 f 의 연주를 요구하고 있다. 1, 2절을 불러 오면서 mf 정도로 절제된 표현이 있었다면 여기에서는 더 이상 감정을 억제할 수 없어서 크게 폭발하고 있다.

  한편 악보대로 36마디에서 알토파트가 [G4] 음을 내는 것도 다장조의 V 화음이 되므로 좋지만, 좀 더 극적인 표현을 하고자 한다면 앞의 그림에서 보듯이 [F4] 음을 불러 V7 화음이 되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38마디 알토음이 [G4] 로 이어진다면 지금의 악보가 타당다고 할 수 있겠으나 알토의 다음 음이 [E4] 인 것이나, 피아노 반주를 보면 그런 의도가 있지는 않았을까 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고쳐 부르는 것도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다. - 혹시 악보를 맘대로 고쳐 부르는 것에 대해서 문제를 삼는 경우도 있을 수 있겠다. 그러나 연주자가 작곡(편곡)자와 다른 해석을 하여 악보를 편곡하여 부르는 것은 적극적인 태도로 봐야지 잘못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의도하지 않은 상태로, 몰라서 또는 실수로 악보와 다른 음을 부르는 것이라면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물론 자신의 해석의 결과가 다른 사람들의 공감을 얻느냐 얻지 못하느냐라는 것은 다른 논점의 영역이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악보는 있는 그대로 부르는 것이 옳다. 여기서는 악보 사보 상의 오류일 수 있는 경우를 고려하면서 좀 더 타당한 화성의 진행을 생각한 결과이다. -

  , 악보에는 없지만 그림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36마디에서는 molto. cresc. 해 주는 것이 타당하다.

 

[ R1 ]

 

37 주의 은혜 우리의 모든 죄 씻었네

45 주의 은혜 영원한 새 생명 얻었네

53 영원한 새 생명 얻었네

 

  곡 전체적으로 볼 때 f 라는 표현은 여기 37마디 한 곳 뿐이다. 연주를 연주자에게 맡기고, 편곡자는 대체로 표현을 자제하고 있는데 다이나믹을 단 두 곳(시작부분 mf 와 여기 f )에만 기록했다. 그렇다면 여기가 바로 음악적으로는 클라이막스에 해당하는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37마디에서 마지막까지는 각 음마다 약간 힘이 더 실린 연주를 해 주어야 한다. 여기서 f 의 의미는 크다, 힘있다, 장엄하다, 웅장하다는 것 보다는 놀랍다, 감동적이다, 황홀하다는 표현이 더 적당하다. 베이스뿐만이 아니라 알토의 경우도 보편적인 음역보다 약간 높은 쪽에서 움직이고 있는데 그냥 크게 소리를 내는 것 보다는 감격에 겨운 풍성한 소리가 들려지도록 주의해야 한다.

  곡의 후반부에 올 때 까지 음악적으로는 그냥 아름답고 감성적이지만 평이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도 할 수가 있는데, 37마디를 지나면서 극적으로 변화를 주고 있다. 가사 뿐만 아니라 음악적으로도 이런 부분은 특히 연주자가 가진 마음의 표현을 위해 노력을 많이 기울여야 한다.

  37마디에서 라는 발음을 정확하게 내는 데 좀 더 공을 들여야 한다. ‘로 들리지 않도록 자음 을 충분히 발음해 주어야 한다.

  tone painting 으로 인해 주의 은혜라는 단어를 부르면서 소프라노가 주의뒤에 습관적으로 dim.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서는 곡 전체의 주제 및 작곡자의 의도를 생각하고 있다면, ‘주의라는 발음 뒤에 긴장감을 유지하고 은혜까지 이어지도록 소리를 내야할 것이다. ‘주의 은혜라는 말이 한꺼번에 들리도록 말이다.

 

- 이정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