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곡분석] 예수 따라가며
[ 악곡분석 - 예수 따라 가며 ]
[ 개요 ]
작사 : J. H. Sammis
작곡 : Daniel B. Towner
편곡 : Arr. Fred B. Holton
악보는 기음출판에서 나온 아가페찬양 7 (이민영,최명환 편) 을 사용했다.
곡의 영어 제목은 ‘Trust and Obey’ 라고 돼 있는데 그대로 직역하면 ‘신뢰하고 복종하라’ 또는 ‘믿고 순종하라’ 이다. 번역된 가사 중에 나타나 있는 단어로 ‘의지하고 순종하라’ 라고 하는 것이 더 익숙하고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다. 곡의 전체 흐름은 바로 이 단어와 관련돼 있다.
작사자 John H. Sammis (1846~1919) 가 1887 년에 작사했다. 브룩클린에서 태어난 그는 22 세 때 예수를 믿고, YMCA에서 활동했다. 사업가였지만 후에 장로교 목사가 된 그는 100여곡이 넘는 찬송시를 작사했다.
작곡자 Daniel Brink Towner (1850~1919) 는 펜실베니아에서 태어나 유명한 성악가이자 교육자인 아버지에게서 음악을 배웠고 후에 하워드(J. Howard), 루트(G.F.Root), 웹(J.Webb)에게서 공부했다. 그는 2,000여 곡의 교회음악을 작곡했는데, 뉴욕, 신시내티 등의 감리교회에서 음악감독으로 섬겼고, 시카고의 무디 성경학교 교수로 부임하여 죽기까지 26년간 재직했다.
[ 분석 ]
원 곡 가사의 운율은 6 6 9 가 두 번 반복되고 후렴이 있는 구조이며 21C 찬송가 449장에 있다. 찬송가에는 5절까지 있는데 이 중에 1/3/5 세 개 절만 사용했고, 1 절 에서는 후렴구를 생략했다.
전주 부분뿐만 아니라 곡 중에도 m 표시가 나타난다. mezzo 를 나타내는 약자로 말 그대로 중간 정도로, 적당한 세기로 부르면 된다. 적당하다는 의미는 성악을 기준으로 음이 낮으면 좀 작게 들리고 높은 음이면 약간 크게 들리는 세기로 곡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연주하라는 것이다.
곡은 세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A(1절) - B(3절) - C(5절) 와 같다. 원 곡이 유절찬송이지만 편곡할 때 가사에 따라 선율을 작성하였다. A는 원래 선율을 그대로 사용했고 후렴구 역시 원래의 선율을 그대로 활용하고 있지만 A 부분에서는 후렴구를 생략했다.
[ A ]
a 15 예수 따라가며 / 복음 순종하면
a 21 우리 행할 길 환하겠네
a1 14 주를 의지하며 / 순종하는 자를
a2' 18 평생 아니 떠나시리라
21C 찬송가에는 18마디 a2' 부분의 가사가 다르게 나타나 있다.
“주를 의지하며 / 순종하는 자를 / 주가 늘 함께 하시리라”
만일 찬양대가 찬송할 때 자막을 활용해서 가사를 보여준다면 좋겠지만 만일 그렇지 않다면 곡의 가사를 바꿔 찬송가의 번역대로 부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성도들이 익숙하게 아는 가사인 경우 합창할 때 가사 전달의 어려움으로 인한 수고를 줄일 수 있다.
[ B ]
b1 22 남의 짐을 지고 / 슬픔 위로하면
b2 27 주가 상급을 주시겠네
b1' 31 주를 의지하며 / 순종하는 자를
b3 35 걱정대신 복 주시리라
F 장조의 관계조인 d 단조로 조 옮김을 했고, 가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반주부분에는 최소한의 기능만을 부여했다. 즉, 반주는 화성을 명확하게 하고 선율의 흐름에 비어있는 부분을 메워주는 소극적인 역할만 하고 있다.
24~25 마디 부분의 “슬픔 위로하면” 이라는 멜로디는 33~34 마디의 “순종하는 자를” 이라는 부분에 다시 나타나면서 알토 파트에서 배치돼 있다. 이 때 소프라노는 알토의 음을 옥타브 올려서 내고 있다. 35마디에서 알토에 반음계를 사용해서 걱정을 묘사하고 있다면 소프라노 선율에는 십자가를 tone painting 하면서 예수 자신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24 마디의 소프라노 멜로디가 슬픔을 당한 자에게 따뜻한 위로를 베푸는 성도의 모습이 보이고, 33 마디에서는 그러한 성도를 더 높은 곳에서 주님이 위로하는 모습이 나타나 있다. 즉, b1 부분은 성도(소프라노)가 슬픔을 당한 자(알토)를 붙들고 위로하고 있는 모습이고, b1' 부분은 그런 성도(알토)에게 주님이 바짝 붙어서 동행하고 계시는 모습이다. 35 마디에서는 걱정거리를 안고 있는 성도의 모습 위에 예수님의 은혜가 풍성하게 덮고 있다. 주님을 순종하는 성도에게 닥치는 고통을 차마 보지 못하시는 예수님의 위로가 상급으로 즉시 나타난다.
여기서 우리는 편곡자가 슬픔을 당한 자의 배후에 계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수님께서는 마태복음 25장 40절에 “임금이 대답하여 가라사대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하시고” 라고 말씀하셨다.
b1, b2 부분을 연주할 때, 알토는 뭔가 걱정과 실망스러움이 가득해서 점점 힘이 빠져가는 느낌을 주다가 28 마디에서는 기운을 얻어 약간 가볍고 밝은 소리가 들리게 해 주고, 소프라노는 따뜻하면서도 부드럽게 알토의 소리를 감싸 안는 느낌으로 불러야 한다. 알토의 선율도 분명하게 잘 들려올 수 있도록 유의해야 한다.
b1', b3 부분을 연주할 때는 앞부분과 대조가 되게 하는 것이 좋으며, 주님의 동행을 그리는 부분이므로 부드럽지만 힘 있게 부른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소리는 레가토를 유지해 줘야 한다.
가사의 의미를 생각해 볼 때 [B] 부분에서는 전체적으로 알토 소리가 약간 투박하게 들려도 문제될 것이 없어 보인다. 대신 소프라노는 소리가 강하거나 세지 않고 전체적으로 부드러움을 유지하며 불러야 할 것이다.
r1 39 의지하고 순종하는 길은
r2 43 예수 안에 즐겁고 복된 길이로다
후렴구이다. 의지하고 순종하는 길을 언급하면서 연속하여 십자가를 tone painting 하여 표현하고 있다. 바로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을 의지하고 순종하는 것임을 말한다.
44 마디에서 ‘즐겁고 복된’ 이라는 부분을 부르면서 소프라노가 ‘고’를 짧게 끊어서 소리를 낼 우려가 있다. 물론 가사가 ‘예수 안에 즐겁고, 복된 길이다’라고 전달되게 되어 크게 문제될 게 없 없어 보인다. 그러나 ‘예수 안에 즐거운 길이고 복된 길이다’는 원래 의미가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이를 위해 ‘고’ 다음에서 음을 끊지 않고, ‘복된’에서 ‘된’ 이라는 발음은 rubato 하고, 45 마디의 ‘길’ 이라는 단어는 tenuto 하여 연주한다면 조금 더 세련되게 표현을 할 수 있다.
[ C ]
c1 47 주의 힘 입어서 말씀 잘 배우고
c2 52 다닐 때 주와 같이하세
c3 56 주를 의지하며 항상 순종하고
c4 60 명령대로 반가이 하세
[C] 부분은 여성파트와 남성파트 전체가 멜로디를 unison 으로 연주한다. 모두 한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는 곡 전체의 주제를 함축하고 있는 것이기도 한다. 주를 의지하고 순종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순종하려면 먼저 말씀을 잘 배워서 그 내용을 알아야만 할 것이고, 주를 의지하는 것은 우리의 평생의 삶에 늘 주님과 동행함을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배운다’, ‘같이 한다’ 라는 가사에 tenuto 를 넣어서 연주한다면 강조하는 느낌을 줄 수 있다.
c3 ~ c4 에 이르는 부분의 가사는 찬송가에 번역된 가사와 약간 다르게 나타나 있는데, 여기 나오는 것이 아마도 원문 그대로의 가사를 더 충실하게 번역한 것으로 생각된다. 주를 의지하고 그 명령대로 순종하는 것을 ‘즐겁게 행하자’는 의미이다. 그러나 만일 짧은 단어만으로 원래의 의미 전달이 힘들다고 생각되면, 뒷부분 후렴에서 ‘즐겁다’는 의미를 한번 더 강조하고 있으므로, 찬송가의 가사로 바꾸어 부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합창의 가사는 추상적인 것 보다는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것이 좋다.
“주를 의지하며 항상 순종하면 주가 사랑해 주시리라”
r1' 64 의지하고 순종하는 길은
r3 68 예수 안에 즐겁고 복된 길이로다
후렴구이다. 앞의 [B] 후렴과 가사와 멜로디가 같다. 그러나 남자파트는 약간 다르게 나타난다. 특히 r1' 부분의 남성파트 연주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가사를 생각하지 않고 그냥 단순하게 연주하는 경우, 가사가 ‘의’, ‘지하고 순’, ‘종하는’ 과 같이 들리게 되어 전혀 무의미한 연주를 하게 될 수 있다. ‘의지하고’ ‘순종하는’ 이라는 가사의 느낌을 살릴 수 있도록 ‘의’ 를 낸 뒤에 두박자의 쉼표는 단지 소리만 안낼 뿐이지 그대로 긴장을 유지하고 있다가 ‘지하고’라는 가사를 연주해야 한다. 물론 ‘순종하는’ 이라는 가사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65 마디의 ‘지’ 와 66 마디의 ‘종’ 이라는 가사는 강하게 들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남성파트가 65 마디의 ‘지하고’의 ‘고’ 발음을 하고 dim. 해 준 뒤, 66 마디의 ‘순’ 이라는 발음을 다시 강하게 내 주도록 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66 마디의 ‘순’ 에 액센트 표시를 해도 좋을 것이다.
r3 부분은 곡 전체의 클라이막스에 해당한다. 음도 제일 높고 강하게 불러야 되는 부분이다. mf 에서 시작하여 cresc. 와 함께 69 마디 부분은 f 또는 ff 로 연주하는 것이 좋으며, ‘즐겁고’ 라는 단어에서는 tenuto accent 를 추가해서 부르고, ‘복된 길’로 넘어가며 자연스럽게 rit. 해 주어서 마무리한다. 그리고 마지막 알토와 테너의 ‘복된 길이로다’ 라는 선율이 마치기까지 소프라노와 베이스의 소리가 잘 조화되어 들리도록 해야 한다.
- 이정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