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곡분석] 성도의 신앙(Peterson편곡)
작 사 : Frederick W. Faber
작 곡 : H.F.Hemy / J.G.Walton
편 곡 : John W. Peterson
성도의 신앙이라는 이 찬송은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찬송가에도 수록돼 있으며, 성도들에게 널리 불리는 곡으로, Frederick William Faber(1814~1863)가 작사하고 Henri F. Hemy (1818~1888)가 곡조를 붙여 처음 발표한 후에, James G. Walton이 후렴을 붙이고 가사를 수정하여 처음 곡조를 편곡했다.
템포가 따로 주어지지 않았는데 찬송가 기준으로 하면 조금빠르게 (♩=100) 부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연주할 때는 3절 부분부터 템포를 약간 늦추고 힘있게 부르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 총 마디수가 90 마디이므로 연주 시간은 대략 3분 정도 된다.
곡의 구조는 세도막의 가곡형식 곡을 세 번 반복하고, 마지막 절에는 약간의 Coda 부분을 추가하여 전체적으로 보면 A–B–C 와 같은 3개의 독립적인 부분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A, B, C 에서 멜로디는 동일하지만 화성, 구성 또는 조성 등을 변화시켜 다양성을 추구했는데, 찬송가를 예배 찬송으로 편곡하여 사용하고자 할 때 좋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조성은 1, 2절은 G 장조이고 3절은 C 장조이다.
한 phrase의 전체적인 리듬은 ‘♩♩♩/o♩/o♩/’ 이고 이 형태가 계속 반복되며 마지막 Coda 앞부분까지 이르고 있다. 이 곡을 연주할 때 우선 주의해야 할 것이 있는데 바로 phrase 의 두 번째, 세 번째 마디에 등장하는 2박자와 1박자로 이루어진 마디의 표현이다. 즉, 이 곡에서는 강조해야 하는 단어가 주로 강박 위치에서 2박자의 길이로 나오고 있다. 음악적인 리듬과 문학적인 리듬이 매우 잘 조화된 곡이라 할 수 있는데 자칫 잘못하면 긴 음가의 음절을 발음하느라 단어가 왜곡되는 오류가 나타날 수 있다. 각 부분을 설명하면서 이 내용을 다시 언급한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나오는 내용이므로 설명이 없더라도 연습 시에서부터 주의를 기울이고 연주 시 반드시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한편, 곡의 시작에 있는 f 표기는 ‘크게’라는 의미보다는 ‘힘있게’라고 이해해야 옳다. 즉, 각 가사를 연주할 때 고운 소리, 파스텔 같은 음색보다는 힘 있고 뚜렷한 음색의 소리가 더 어울린다. 이를 위해서 지휘자는 찬양할 때 좀 더 단단하고 또렷한 발성을 내도록 찬양대원에게 요구하고 훈련할 필요가 있다. 적어도 이 곡을 연주할 때만큼은 합창의 아름다운 화성이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힘이 있고 분명한 가사의 전달, 표정의 전달에 힘을 써야 한다.
[ A ]
(전주)
a1 9 환난과 핍박 중에도 성도는 신앙 지켰네
a2 17 이 신앙 생각할 때에 기쁨이 충만하도다
b1 25 성도의 신앙 따라서 죽도록 충성하겠네
앞에서 설명했던 것과 같이 ‘핍박’이라는 단어를 연주할 때 ‘핍’에서 종성인 ㅂ을 생략하는 것이 좋다. 소리나는 대로 써 보자면 ‘피빡’이라고 된다. ‘신앙’이라는 단어도 마찬가지인데 ‘시낭’이라고 연주해야 한다.
문장이 두 개의 phrase 를 연결할 때 더 자연스럽게 완성되므로 다이나믹을 표현할 때는 네 마디를 점점 크게 연주하고 다섯 번째 마디에서 정점을 찍고 네 마디를 점점 작게 연주하는 방법이 좋다. 그리고, 정점에 있는 ‘성도는’, ‘기쁨이’와 같은 곳에서는 별도의 표시가 없더라도 약간의 accent 를 넣어 강조해 주면 좋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시작 부분은 ‘크게’ 하기보다는 ‘힘있게’ 연주한다.
[ B ]
a1 33 옥중에 매인 성도나 양심은 자유 얻었네
a2 41 우리도 고난 받으면 죽어도 영광 되도다
b1 49 성도의 신앙 따라서 죽도록 충성하겠네
B 부분에서는 음색의 대조를 통해 다양성을 표현한다면 좀 더 나은 연주가 될 수 있다. 여성 파트 2중창 부분에서는 아주 맑고도 부드러운 소리로 노래한다. 몸은 갇혀있지만 양심은 자유로움을 고백하고 있다. 비록 신앙생활 중에 육신에는 어려움이 닥쳐올지라도 진리이신 예수를 향한 우리의 믿음은 흔들림이 없다고 고백하는 것이다. 자유라고 함은 죄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한다. 예수를 믿음으로 구원을 얻게 됨을 고백한다.
이어 41 마디에서 남성 파트가 unison 으로 나온다. 46 마디의 ‘영광’이라는 발음을 할 때, 마치 ‘영’을 내고 점점 크게 한다는 느낌으로 ‘광’을 내야 한다. 그리해야 ‘영광’이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들린다. 말하자면 ‘죽어도 영. 꽝되도다’라고 들리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물론 성도들이 익히 아는 가사이기 때문에 어떻게 발음해도 가사의 전달에는 크게 무리가 없다고 할 수도 있으나, 노래하는 당사자의 입장에서 보면 ‘죽어도 영광된다’는 가사를 생각하고 부르는 것과 아닌 것의 차이는 매우 크다.
여성 파트는 마치 고난 당하는 성도를 위로하는 천군 천사들을 연상케 하고 있다. 주의할 점은 멜로디가 남성 파트에 있으므로 여성 파트는 너무 큰 소리가 나지 않도록 해야 하며, 그 여성 파트 간의 발란스도 알토가 가장 크고, 메조소프라노가 중간, 그리고 소프라노가 가장 작게 들리도록 맞춰주는 것이 좋다. 이를 위해 소프라노 대원들이 중간 부분을 부르고 한 두 명 또는 일부만 맨 위의 선율을 부르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또, 알토 소리가 너무 작으면 알토를 보강하거나 중간 선율을 부르는 파트에서 소리를 줄이는 방법으로 조절해 주어야 한다.
49 마디에서 S/A/T 파트에서만 ‘성도의 신앙 따라서’라고 노래하는데 이미 천국에 가 있는 성도를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52 마디에서 베이스가 ‘따라서’라고 가사가 나오면서 음표 역시 따라서 나오고 있다. 네 마디에 걸쳐 신앙의 열조가 나오고 한 마디 동안 따라가는 우리 성도들의 각오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지나간 긴 세월 동안 우리의 열조가 걸어온 신앙생활과 상대적으로 짧은 우리의 삶을 말하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는 이 모든 신앙생활은 한마디로 ‘죽도록 충성하는 것’임을 고백한다.
[ C ]
a1 57 성도의 신앙 본받아 원수도 사랑하겠네
a2 65 인자한 언어 행실로 이 신앙 전파하리라
b1 73 성도의 신앙 따라서 죽도록 충성하겠네
b2 81 성도의 신앙 따라서 죽도록 충성하겠네
A, B에서 legato 로 연주를 해 오다가 여기 C 부분 이후는 marcato 로 연주한다.
중요한 부분이므로 반복하여 언급한다. 62 마디의 ‘사랑’, 70 마디의 ‘전파’등과 같은 곳에서는 발음할 때 한 단어로 들리도록 매우 주의해야 한다. 이를 위해 발성의 에너지를 뒤쪽 높은음을 내는 것에 기준을 둔 상태에서 앞쪽 낮은음 두 박자를 발음해야 한다. 즉, ‘사랑’을 예로 들면, ‘사’를 발음하면서 이미 ‘랑’을 낼 때의 에너지를 부여하고 placement 를 유지한 상태이어야 한다는 말이다.
73 마디에 와서는 갑자기 소리를 줄여 노래하고, 소프라노는 아예 선율이 없으며, 76 마디에서는 fermata 가 있다. 그렇다면 여기는 한층 부드럽고, 사색적인 느낌을 요구하고 있다. marcato 로 힘있게 연주하던 소리가 갑자기 줄어들며 찬양곡이 주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후 갑자기 ff 의 곡 중 가장 힘있는 소리로 ‘죽도록 충성하겠네’라고 노래한다. 말하자면 73 마디에서 80 마디에 이르는 부분이 이 곡의 클라이막스라고 볼 수 있다. 이 부분에서 대조를 확실하게 해 주는 연습이 필요하며, 75 마디에서부터는 fermata 를 염두에 두고 rit.가 자연스럽게 적용돼야 한다. 이때 남성 파트의 소리가 너무 커지지 않게 주의한다. 그리고 충분히 호흡한 뒤, ‘죽도록 충성’이라는 가사를 발음하는데, 모음을 한번 더 강조하여 발음하도록 주의해야 한다. 즉, ‘주욱도오로옥 추웅서엉’과 같이 발음해 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음이 끊어져 ff 의 효과를 얻기 곤란하게 된다.
82 마디에서 ‘신/앙 따라/서’라고 나오는데 여기는 특히 주의하여 연습해야 한다. 요점을 나열하면, ‘신’에서 ㅅ 발음을 강조해 준다. 발음은 ‘시이이낭 따라서’ 처럼 한다. ‘시’를 내고는 점점 크게 한다. ‘신’ 음정을 낼 때 음의 에너지와 placement 는 ‘앙’과 동일한 상태여야 한다.
85 마디의 ‘죽도록’이라는 음이 G5 인데 보통의 소프라노라면 문제없이 낼 수 있을 음이다. 이 곡은 서두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부드러운 하모니보다는 뚜렷한 음색의 연주가 어울리지만, 만일 고음을 편하게 소리 내지 못하는 대원이 있다면 악을 쓰게 하기보다는 ‘공기반 소리반’ 발성을 내게 하면 어느 정도 커버가 가능하기도 하다.
- 이정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