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악곡분석

[악곡분석] 복 있는 사람은 (시편1편, 이정효 곡)

e동행 2023. 11. 4. 18:52

복있는사람은(시1,이정효곡).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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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곡분석 – 복 있는 사람은 ]

[ 개요 ]
가  사 : 시편 1 편.
작사,작곡 : 이정효
빠르기 : Andante Moderato (ca.♩=84)

  오늘 설명하는 곡은 필자 본인이 작사 작곡한 것이며, 가사는 시편 1편 말씀을 기초로 작성했다.
  시편 1편은 자주 암송 되어지는 시이기도 하며, 너무나도 많이 알려져 있으므로 가사의 내용에 대한 설명은 생략한다.

  시작 부분에 Andante Moderato 라고 돼 있는 부분은 너무 급하지도 느리지도 않게 적당한(Moderato) 템포를 유지(Andante)해 달라는 의미로 사용했으며, 기본적으로 레가토로 연주를 해야 한다. 템포는 ca.♩=84 이며 대략(circa)이라는 의미를 생각하고 적당한 템포로 마지막까지 기본 템포의 변화 없이 연주하면 된다.

  곡의 구조는
      [A](a-b) - [B](a-b) - [C](a-b)
 와 같으며, 조성은 [A]에서 Eb 장조로 시작하여 [B]에서 C 장조, a 단조로 전조하였다가 [C]에서 다시 Eb 장조로 돌아온다.
  [A] 에서는 복 있는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행동들에 대해서 서술하며
  [B] 에서는 의인과 악인의 결국이 다름을 대비하고 있고,
  [C] 에서는 의인의 길은 하나님께서 인정하시는 길임을 선언하며 마친다.
  특히 [B] 부분에서는 음악의 성격이 B/a 와 B/b 부분이 서로 완전히 분리된 다른 부분처럼 보인다. 35 마디에서 긴 음정의 종지와 함께 4 번째 박자에서 쉼표를 넣어 완전히 멈춘 것과 같은 형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의인과 악인을 현저하게 대비시키려는 목적이 있는 구성이다.

  이번 곡은 특별히 ‘해석’이라는 영역을 설명하기 위해 선정한 곡이므로 곡의 해석 및 적용에 관한 부분을 위주로 언급하겠다.
  곡 전체적으로 찾아보기 쉬운 워드 페인팅을 찾아보는 것도 해석에 중요한 관점이므로 유의하여 살펴봐야 한다.

[ A ]
    1 (전주)
a1  5 복 있는 사람은 악인의 꾀 따르지 않고
a2  9 죄인의 길 서지 않으며 오만한 곳 앉지 않도다
b1 13 복 있는 사람은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여
b2 17 그의 율법을 밤낮으로 묵상하는도다

  곡에서 워드 페인팅을 몇 군데 사용하고 있는데 전주 뿐만 아니라 가사 첫 소절에서도 나타난다.
  일차적으로 복 있는 사람은 십자가의 사람이라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즉, 성도를 가리키는 말이다. 별다른 설명 없이도 이 Word Painting(Text Painting)을 통해서 복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정의하고 시작한다. 이런 기법은 13 마디, 46 마디, 58~59 마디 반주에서도 나타난다.
  5 마디부터 12 마디까지는 전체 파트가 unison으로 연주하며 13 마디부터 선율이 분리되는데, 테너와 베이스가 같은 선율을 연주하다가 마지막에서 나눠지므로 3부 합창곡 형식이며, 남성 파트의 선율이 대체로 높은 쪽에 형성되어 전체적으로 맑은 소리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베이스의 경우 음이 상대적으로 높으므로 두성으로 발성하여 맑고 부드럽게 연주하도록 유의해야 한다.

[ B ]
a1 21 그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철따라 열매 맺으며
a2 27 그 잎사귀 마르지 아니함 같으니
a3 31 그 하는 모든 일이 다 형통하리로다
b1 36 악인들은 그렇지 않음이여 오직 바람에 날리는 겨와 같네
b2 40 악인들은 심판을 견디지 못하며 의인의 모임에 들지 못하네

  급작스럽게 조성이 C 장조로 변경된다. 원래 일반적인 사람들의 기대대로라면 Eb 장조의 관계 단조인 c 단조로 변경되는 것이 좀 더 자연스럽다. 그러나 시냇가에 심기운 나무의 푸르름과 싱싱함을 강조하기 위해 C 장조를 사용하였다.
  34 마디에서는 곡의 가장 높은 음인 F5 가 나오며 강조하기 위해 I 도의 4,6 화음에 sus4 를 사용했다. 이는 좀 더 도드라지게 소리가 들리게 하기 위함이다. 여기는 8분 음표가 상승하며 이어지다가 종지형태와 함께 긴 7박자 음정으로 ‘~~다’라고 가사가 나오므로 곡이 끝나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앞에서부터 자연스럽게 rit. 할 수 있는데 여기서는 Part의 중간 부분이고 뒤로 계속 이어지는 곳이므로 senza rit. 라고 주의 표시가 돼 있다. 이를 no rit. 라고 표시하기도 한다. senza 의 의미는 without 이다. 서론 부분에서도 언급했듯이 의인과 악인을 대비시키고자 하는 의도가 있는 구성이다. 음악 구성상 한 부분 안에 같이 포함돼 있지만 서로 완전히 분리돼 다른 것을 표현하고 있으며, 35 마디에 있는 한 박자 쉼표는 내용적으로 ‘분리’를 나타내는 것으로 소리를 내지 않고 다음으로 계속되는 느낌이 들게 간결하게 ‘연주’한다. 또, 마칠 때까지 소리를 줄이지 말고 긴장을 유지해 줘야 36 마디에서 내용이 상반되는 가사가 연주될 때 좀 더 효과적이다.
  36 마디에서 a 단조로 전조한다. 36, 37, 40, 41, 42, 43 마디에 걸쳐 4번째 박자에서 강한 타격음이 들리고 있다. 비정상을 표현하고 있는 Word Painting (Tone Painting)이다. 또, 39 마디에서 ‘겨와 같네’의 반주 부분을 보면 계속해서 상승하는 음정이 들려오는데 바람에 날려 사라지는 모습을 연상시키는 Text Painting 이다.

[ C ]
a1 46 의인의 길은 여호와께서 인정하시나
a2 50 악인의 길은 망하리로다
b1 54 의인의 길은 의인의 길은 의인의 가는 그 길은
b2 60 주 하나님 여호와께서 인정 인정 인정하시도다

  48 마디에서 병행화성이 진행되는데 정규 화성법에 의해 작곡된 곡에서 이렇게 예외가 나타나면 의도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 강조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51 마디 ‘악인의 길’을 언급하는 부분에서는 갑자기 감7화음이 등장한다. 이는 의도적으로 불협화음을 통해 ‘악인’을 강조하려는 Tone Painting 이다. 또 51, 52 마디에서 𝅘𝅥 𝅘𝅥 𝅗𝅥 의 형태가 나오는데 이는 ‘땅땅땅’ 내리치는 선언을 표현하고 있다. 역시 55, 57 마디에서도 마찬가지 표현이고, 마지막에는 62, 63, 64 마디에 걸쳐 표현돼 있다.
  53 마디에서 59 마디까지 7 마디에 걸친 반주에서, 오르간 포인트로 솔(Bb) 음으로 사용하여 의인의 길에 대해서 묘사하고 있다. 굳건하게 한 길, 좁은 길을 가는 성도의 길을 나타내고 있다. 또, 반주에서 같은 음으로 진행하다가 58~59 마디에서는 십자가의 형태로 Text Painting 을 하고 있는데, 성도의 가는 길이 결국은 십자가의 길임을 묘사하고 있다. 이런 성도의 길을 하나님께서 격하게 ‘인정’하신다.
  62 마디에서 64 마디에 이르는 세 마디는 marcato 로 연주한다. marcato 는 표시하다(mark)는 의미로 옛날 우체국에서 봉투에 붙어 있는 우표에 소인을 찍는 장면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이렇게 꽝꽝 도장을 찍는 모습처럼 힘주어 연주한다. 재판장에서 판사가 판사봉을 땅땅땅 치고 판결하는 모습을 연상하여 Word Painting 하고 있다.
  마지막에 ritenuto 라고 적혀 있는 부분을 유의하여 연주한다. ritenuto 와 ritardando 는 모두 rit. 라고 약자로 표시되는데 상황에 따라서 적당히 적용하여 연주해야 한다. 여기서는 혼동이 없도록 ritenuto 라고 명시하였다. 십자가의 공로로 세상 끝날 주님의 재판정에 섰을 때 ‘무죄’라고 판결을 받은 후, 감격에 겨워 두 팔 벌려 찬양하는 모습을 떠올려 본다. 마지막까지 소리를 줄이지 말고 점점 크게 하여 마친다.


이정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