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곡분석] 카르미나 부라나 중 제9곡 - 칼 오르프
카르미나 부라나(Carmina Burana)
작곡: 칼 오르프(Carl Orff, 독일, 1895.7.10 뮌헨~1982.3.29. 아머제)
개요
칸타타 "카르미나 부라나" 는 무대 형식에 의한 칸타타 3부작 <승리>의 제 1부작으로서 칼 오르프의 출세작인데 1935-1937년에 작곡하였다. 1930년 경부터 그는 독자적인 작곡 양식을 수립했는데 그것이 이 <카르미나 부라나>에 반영되었다. 그것은 테마가 되는 소재를 전개시키지 않고 반복하며 형식과 하모니는 맑고 깨끗하고 간결하다. 그것은 일관된 리듬이 두드러진 음악이다. 거기에 대위법적인 수법을 버리고서 화성적인 취급에 투철한 구성상의 단순함을 어디까지나 관철한 음악이다. 그의 독자적인 양식은 새로운 무대 음악으로 개발하여 현대 음악의 한 분야를 개척하였다.
대본은 13-14세기에 걸쳐 익명의 유랑하는 승려와 음유시인에 의한 방랑의 노래집에서 오르프는 24곡을 선발한 것이다. 중세기의 보헤미안의 술, 여자, 사랑, 노래들로 되어 있다. 가사는 속된 라틴어로 되어 있는데, 몇 개의 독일어로 되는 가사는 오르프 자신이 쓴 가사이다.
전체 25곡은 제 1부 '봄의 노래', 제 2부 '술집에서의 정경', 제 3부 '줄거리 있는 사랑 이야기'등 3부로 구분되어 있다. 그리고, 제 1부에 두개의 서곡이 있는데 이것은 "모든 것은 운명이 지배하고 있는데 운명 앞에서는 모두 복종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으로서 운명의 힘의 위대함을 구가하였다. 가수는 의상을 입고, 노래의 내용은 발레에 의하여 상징적으로 보충 연출한다.
서곡
제 1 곡 '운명의 여신이여 세계의 왕비여' 합창
온음표에 의한 느린 서주가 있은 후 빠른 템포로 변한다. 테마 "그대는 항상 차고 기울어, 우리들의 생명을 희롱하고...."가 집요하게 되풀이 된다.
제 2 곡 '운명의 타격' 합창
베이스가 짧은 테마 "운명은 한탄하고 눈물 흘리며 치고....."를 두 번 노래하면, 테너, 소프라노, 알토가 노래한다.
제 1 부 봄
제 3 곡 '아름다운 봄의 정경' 합창
짧은 전주가 있은 후 작은 합창으로 알토와 베이스가 두 번 노래한다. 뒤이어 소프라노, 테너가 이에 응답한다.
제 4 곡 '태양은 모든 것을 누그러뜨린다.' 바리톤 독창
극히 자유스럽고 부드러운 감정으로 노래한다.
제 5 곡 '잘 왔도다 봄' 합창
활기에 찬 노래로 봄이 온 것을 구가한다. 남성 합창 "잘도 찾아왔네, 기다리던 봄이여....."로 시작하여 여기에 여성 합창이 가담한다.
제 6 곡 '무용'
성악없는 오케스트라의 무곡인데 변화가 대단하다.
제 7 곡 '숭고한 숲'
내용은 실연한 자의 노래인데 생기 있는 느낌의 곡이다. 각기 전반은 대합창이고 후반은 소합창이다.
제 8 곡 '가게 사람이여, 볼연지를 주세요' 소프라노 독창과 합창
옛 독일 민요풍의 노래. 처녀들의 들뜬 마음을 표현하는 것 같은 봄의 분위기를 나타낸 단순한 선율이다.
제 9 곡 '왈츠'
네 부분으로 되어 있다. 리듬의 교체가 심한 오케스트라의 부분이 있고 뒤이어 합창이다. 처녀들이 수레바퀴처럼 둥글게 춤을 추는 부분이 있다. 다시 소합창과 대합창이 있다.
제 10 곡 '세계가 내 것이 되더라도' 합창
세계가 나의 것이 된다 해도 만약 이 팔에 영국의 여왕을 안는다면 기꺼이 세상을 버리겠노라 라는 의미의 코믹한 노래이다.
제 2 부 선술집에서
제 11 곡 '분노의 마음이 가라앉지 않고' 바리톤 독창
자기 자신의 우매함을 불평하는 노래인데 초조한 기분을 표현하였다.
제 12 곡 '일찌기 내가 살았던 호수' 테너 독창
요리사에 의해 불에 타는 백조의 노래. "일찌기 내가 살던 호수, 일찍이 나는 아름다운 백조"라고 노래한다.
제 13 곡 '나는 승원장님이시다' 바리톤 독창과 남성 합창
코믹한 짧은 곡인데 바리톤이 노래하는 즉흥적인 낭송에 남성 합창의 기운찬 노래이다.
제 14 곡 '술집에서는' 남성 합창
주점의 정경. 오케스트라와 합창이 활기 넘치는 곡이다.
제 3 부 사랑의 뜰
제 15 곡 '사랑의 신은 어디에나 날아와서' 소프라노 독창과 어린이 합창
사랑의 신은 어디나 날아오므로 사랑은 굴러오는 것이다.
제 16 곡 '낮, 밤, 모든 것이' 바리톤 독창
즉흥적인 정취가 넘치는 노래이다.
제 17 곡 '빨간 띠를 두른 처녀가 서 있다.' 소프라노 독창
제 18 곡 '나의 마음은 한숨에 차 있다.' 바리톤 독창과 합창
노래는 시의 형식에 따라 3회 반복한다.
제 19 곡 '젊은이와 처녀가 있다면' 무반주 남성 합창
제 20 곡 '오라, 오라' 합창
전반은 합창과 피아노가 주고받으며 시작되는데 후반은 제 1,2 소합창이 주고받으며 2대의 피아노 외에 많은 타악기가 반주한다.
제 21 곡 '방황하는 나의 마음' 소프라노 독창
제 22 곡 '즐거운 계절' 소프라노, 바리톤 독창, 합창, 어린이 합창
제 23 곡 '그리운 사람이여' 소프라노 독창
아름다운 카덴짜 풍의 노래
제 24 곡 '아아 더없이 아름다운 것이여' 합창
고대미의 이상형의 사나이 브란찌프로와 여인 헬레나에의 찬가를 스스로 환희 속에서 노래한다. 대편성 오케스트라와 합창
제 25 곡 첫머리의 제 1곡과 같다.
칼 오르프
지금까지 내가 작곡해왔고 불행히도 당신이 출판한 나의 모든 작품은 이제 폐기해야만 하오, 이제 "카르미나 부라나"로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될 것이오.
- 1937년 7월 칼 오르프가 출판자 스트렉케에게 보낸 글 중에서
칼 오르프는 독일의 대표적 무대음악 작곡가이며 음악 교육의 대가로도 명성을 얻었다. 오르프의 이름이 일약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게 된 것은 "카툴리 카르미나", "아프로디테의 승리"와 함께 '승리의 3부작'이라 불리우는 "카르미나 부라나"를 발표하고 나서부터였다. 독일의 현대 작곡가 칼 오르프, 그는 토탈테아테, 즉 총체적인 의미를 갖는 무대 음악을 늘 쓰고 싶어했다. 음악과 대사, 춤 그리고 연극적인 구성까지 한편의 작품에 녹아든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지 않겠느냐는 이야기였다. 칼 오르프 자신은 이 도전적인 작품을 '악기 반주를 갖고 무대 장면에 의해 보완되는 독창과 합창을 위한 세속 가곡'이라 표현하였다. 가수의 진행에 따라서 그 내용을 나타내는 발레를 추게 된다. 바로 무대 형식의 칸타타인 것이다.
주지한 바와 같이 오르프가 "카르미나 부라나"를 창조함에 있어서 주안점을 둔 것은 바로 무대 형식에 의한 것인데 이러한 시도는 1915년에부터 시작한 그의 초기 극음악에서부터 나타나고 있다. 이후 1915년에서 1917년 까지 오르프는 뮌헨의 한 소극장에서 지휘 겸 연기 코치를 겸한 적이 있었는데 이러한 관계로 정통 오페라 보다는 극음악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1918년 뷔크너의 "레온체와 레나"를 형상화하는 것을 시발점으로 칼 오르프의 본격적 극음악 창작이 문을 열게 되었다. 세익스피어의 희곡 "한 여름 밤의 꿈"이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고, 1931년 그간 바하의 작품이라 오인되었던 "성 누가의 수난"을 15세기 티롤 지방의 상징적 언어로 무대 위로 끌어 올릴 시도를 하였다. 이를 위해 오르프는 보다 혁신적인 무대를 연출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고, 이런 것들이 밑거름이 되어 결국 1937년 "카르미나 부라나"가 탄생하게 되었다. 이 작품에 대해서 일편에서는 독일 나치의 슬로건에 적극 동조하기 위해 작곡되었다는 비난을 퍼붓기도 한다. 하기야 발표 시기가 1937년이고 보면 그러한 주장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이 "카르미나 부라나"의 구상은 1913년부터 시작된 것임을 감안한다면 위의 주장을 일축해도 무리가 없다고 생각된다.
이 곡의 텍스트가 되고 있는 것은 1803년 바이에른의 베네딕트 보이론 수도원에서 발견된 옛 노래를 모은 사본이다. 하지만 오프르가 실제 참고한 것은 1847년 이 사본을 바탕으로 편찬한 시메온의 "카르미나 부라나"이다. 이것은 13세기에서 14세기에 걸친 익명의 유랑승이나 음유시인에 의한 방랑의 노래집으로 젊은이의 분노나 기쁨, 갈망, 사랑 등이 주제가 되고 있는데 오르프는 그중 24곡을 골라내어 그의 작품의 대본으로 사용하고 있다. 주로 라틴어로 된 가사는 술, 노래, 사랑을 노래하고 있으며 외설적인 내용도 많이 포함하고 있다. 몇 개의 독일어 가사도 있는데 이것은 오르프 자신의 작시에 의한 것이다.
- 음반내지해설
분석 - 제9곡 Reie (원무)
Swaz hie gat umbe, daz sint allez megede,
wellent an man alle,alle,alle, alle disen sumer gan! Ah Sla!
chume, chum, geselle min, ih enbite harte din,
chume, chum, geselle min.
Suzer roservar wer munt,
chum un mache mich gesunt, Chum un mache mich gesunt,
suzer rosenvarwer munt.
Swaz hie gat umbe, 스봐쯔 히 같 움베
dazsint allez megede 다쯔씬트 알레쯔 메게데
dazsint allez megede 다쯔씬트 알레쯔 메게데
die wellent an man 디 뵐렌트 안 만
wellent an man 뵐렌트 안 만
alle disen sumer gan! 알레 디쎈 쑴머 간
Ah Sla! 아 쓸라
처녀들이 둥글게 손을 잡고 춤을 춘다.
오너라 오너라. 처녀들이 둥글게 손을 잡고 춤춘다.
아가씨들은 원을 지어 춤을 춘다.
한 여름에 연인이 없는 자가 어디 있을까?
자 오너라 오너라.
사랑스런 아가씨 오너라 오너라 사랑스런 아가씨
너를 사랑해 온 나에게, 나에게 와서 이 소망을 들어다오.
달콤한 그 장미의 입술
아가씨들은 원을 지어 춤춘다. 한 여름에 연인이 없는 자가 어디 있을까?
현대적인 작곡가의 특징을 고려한다면 전통적인 방법으로 악곡을 분석한다는 것이 그다지 큰 의미를 갖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을 쉽게 할 수 있다. 역시 이 곡도 그러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있다. 그래도 참고삼아 간단하게 살펴보기로 하자.
먼저 화성적으로 보면 이 곡은 처음부터 끝까지 으뜸화음 한 개로만 구성하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a(라도미), C(도미솔), A(라도#미) 의 세가지 화음이 등장하는데 C(도미솔)화음은 단 4마디에 걸쳐 짧게 나타나고 역시 a(라도미)의 관계화음이며 A(라도#미) 의 경우는 해당하는 위치에서 조성이 변했으므로 그렇다면 가단조에서 시작하여 가장조로 마치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1화음 한 개로만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자주 3음을 생략하였다는 특징이 있는데, 이런 결과 반주부분에서는 전체적으로 으뜸음과 5음의 동일한 울림과 함께 병행5도와 병행8도의 화음진행으로 인한 공허함까지 더해져 밝으면서도 신비한 화음이 나타나며, 이는 오르프가 음향효과를 극대화 시키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음을 추측해볼 수 있다. 리듬역시 단순한 리듬을 집요하게 반복하였다.
합창부분은 두 개의 선율이 3도의 진행을 보이는 독특한 구성을 하고 있으며 멜로디도 극히 단순화하였다. 합창에서 서로 나오는 교창부분은 작품 전체적인 특징이기도 하다. 특히 가사의 억양에 따르는 언어의 리듬을 충분히 반영한 것으로 보이며, 프레이즈는 그다지 길지 않아서 호흡하는데 부담이 없다.
곡이 선율이나 리듬의 반복구조로 인해서 지루해질 수도 있는데, 왼손 반주가 바뀐다거나, 합창이 등장한다거나, 박자가 바뀐다거나, 조성이 바뀐다거나 하는 등 오르프는 치밀한 계산에 의해서 단순함 가운데서도 변화를 주도록 배려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제9곡은 춤곡이며 부드러운 분위기 보다는 힘있지만 밝은 분위기를 나타내줄 곡이다. 전체적으로 4부분으로 나누어 졌다고 볼 수 있는데 그 중에서 두 번째, 네 번째 부분은 완전히 동일하고 오늘 다루는 곡은 네 번째 부분이다. 네 번째 부분만 보면 전체적으로 ff 로 시작해서 ff로 끝나고 있어 다이나믹의 변화가 없어 보이나, 이 곡의 첫 번째와 세 번째 부분은 소리가 들릴 듯 말듯 거의 2분여에 걸친 시간 동안 연주하도록 요구하고 있으므로 청중들은 긴 시간동안 숨죽이고 있다가 갑자기 ff 의 울림을 듣게 되는 구조이다. 그것도 두 번 반복하고 있다.
으뜸화음 하나만을 사용하면서 거의 불협화음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전체적으로 밝고 힘차게 울림이 있는 연주를 해야 한다. 단 한번 나오는 페르마타에서는 전후에 엑센트가 표시돼 있는데 한마디 전부터 약간 rit. 를 해 주고 연주한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장조로 전조하면서 템포도 처음보다 더 빠르게 되어 있는데 그 바로 앞부분에서 poco rit. 가 등장하지만 느낌으로는 다음에 오는 부분을 준비하는 느낌이 들므로 극적인 대비효과를 주는 것도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