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악곡분석

[악곡분석] 내 안에 거하라(요15장,이정효곡)

e동행 2022. 11. 5. 20:56

요15-내안에 거하라.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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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곡분석 내 안에 거하라 ]

 

[ 개요 ]

 

가사 : 요한복음 15

작사·작곡 : 이정효

빠르기 : 따뜻하게 (=92)

 

여성3부 곡으로 편성돼 있으며 Bb 장조곡이지만, 중간에 잠간 관계조인 g 단조 부분이 나타난다. 곡의 가사는 요한복음의 예수님 고별설교 가운데서 15장의 내용이다.

 

곡은 총 4부분이며 A-B-C-D 라고 악보에 표시돼 있는데, 구성상으로는 A-A'-C-D 와 같다. A A' 는 같은 가사와 선율이 반복돼 있고 성부만 추가돼 있다. 그리고 C 부분은 g 단조이며, D 부분은 A 와 주제 선율이 유사하게 시작하지만 이후 뒷부분에서는 매우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오늘 가사의 내용을 요약하여 말한다면 다음과 같다.

'너희가 내 안에 있으면 무엇이든지 구하는 것을 다 이루리라.' (A/A’)

'나의 계명을 지키는 것이 내 사랑 안에 거하는 것이다.' (C)

'그 계명은 곧 너희가 서로 사랑하는 것이다.' (D)

정리하면 '우리가 서로 사랑함이 예수님의 계명을 지키는 것이고, 이것이 예수님 안에 거하는 삶이다'라고 말씀하신다. 이런 이유로 곡의 제목이 '내 안에 거하라' 이면서도, 클라이막스는 '서로 사랑하라'라는 가사에서 나타나고 있다.

 

예수님이 십자가를 앞에 두고 마지막 설교를 하시는 장면을 떠올려 볼 필요가 있다. 곧 십자가의 대사건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예수님께서 과연 매우 심각한 얼굴과 표정으로 말씀을 하셨을까? 그랬을 것 같지는 않다. 어울리는 분위기를 생각해 보면 오히려 따뜻함, 부드러움, 안쓰러움, 애틋함, 간절함 등등의 단어들을 떠올릴 수 있다. 제자들과 함께 계시는 마지막 시간이기에, 아직 깨닫지 못하는 제자들의 모습에, 안타까우면서도 한 마디라도 더 당부의 말씀을 하시려고 애가 타는 마음이셨으리라.

 

이에 이 곡은 전체적으로 애틋하고도 따뜻한 분위기를 머금고 연주하는 것이 좋겠다. D 부분에서 '좀 더 열정적으로'라는 표현이 있는데, 제자들과 같이 있는 시간이 곧 끝나가기에 더욱 간절한 마음으로 말씀하시는 예수님의 심정이 표현될 수 있으면 좋겠다. 어찌 보면 서로 누가 큰지 다투고 있는 제자들을 보시고는 답답한 마음에 더욱 간절함으로 또 열정적으로 말씀하셨을 것이리라.

 

[ A ]

(전주)

a 6 너희가 내 안에 거하고 내 말이 너희 안에 거하면

b 10 무엇이든지 원하는대로 구하라 그리하면 다 이루리라

 

A 부분만 보면 b 소절이 길어진 변형된 한도막형식의 곡이다.

solo 또는 소프라노 unison 으로 주제 선율을 연주한다. 그리고 합창이 3성부로 동일한 선율을 반복하고 있다. 이는 마치 예수님의 하신 말씀을 제자들이 받아서 다시 마음에 되새기는 것을 생각하고 구성한 것이다.

기본적으로 phrase 단위로 점점 크게, 점점 작게 연주해 주어야 한다. 그러면 음악적으로는 내 말이’, ‘그리하면의 가사에서 가장 강하게 연주할 위치가 된다. , 13 마디의 구하라에서 소리를 줄이지 말고 점점 크게 하여 14 마디의 1 박자 쉼표에서 크게 호흡한 뒤 그리하면 다 이루리라를 모두 힘 있게 연주하여 강조해 주는 것이 좋다. 반주에서도 쾅쾅쾅 하는 음형이 세 번이나 반복되면서 선언의 의미를 강조해 주고 있다.

, ‘/ 이루리 / 에서 발음 사이에서는 연음하지 말고 절음(Absetzen)하여 분명히 소리가 끊어져 들리게 해야 옳다. ‘발음을 된소리 파열음으로 내는 것도 한 방법이 된다. 만일 합창할 때 찬양대원이 설명으로 이해가 안되는 경우에는 음표를 로 하지 않고 길이로 하고 8 분 쉼표를 그려 넣어준다. 그리고 가사의 accent 를 강조하는 것도 방법이 된다.

 

[ B ]

18 (간주)

a 22 너희가 내 안에 거하고 내 말이 너희 안에 거하면

b 26 무엇이든지 원하는대로 구하라 그리하면 다 이루리라

 

위의 A 부분이 반복되고 있다. 대신 mezzo sop. alto 파트가 같이 연주한다. 그러므로 이 부분은 위의 A 부분과 동일한 느낌으로 연주한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면 32 마디에서 이루리라를 연주하면서부터는 fermata를 염두에 두고 자연스럽게 rit. 해 주어야 한다.

 

[ C ]

a 34 내가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의 사랑 안에 거함같이

b 41 너희도 나의 계명을 지키면 나의 사랑 안에 거하리라

 

여유를 가지고 연주하라는 요구가 적혀 있다. 그러면서 예수님의 순종하심을 언급하며 4분의 3박자로 7마디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이 부분은 g 단조 선율이 등장하면서 약간 tempo 도 느려진다. 여유를 가지라는 의미는 가사를 분명하게 표현하기 위함도 있다.

C 부분에서 특히 강조해야 할 가사가 있다면 41 마디부터 나타나는 너희도 나의 계명을 지키면이다. 각 단락마다 주제가 있고 다른 단락과 연결되고 있음을 앞에서 설명했다.

 

[ D ]

a 46 내가 너희 사랑함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b 50 나의 기쁨이 너희 안에 있어 나의 기쁨이 너희 안에 있어

c 54 너희 기쁨이 너희 기쁨이 충만하리

d 58 사랑하라 서로 사랑하라

e 63 이것이 곧 나의 계명이라

 

56 마디와 57 마디에서 충만하/는 좀 더 각 음을 길게 유지하며 tenuto를 살려주고, 적극적으로 rit.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가사를 고려하면 56 마디의 1박자 다음에 호흡하고 충만하리를 연주하는 것이 좋으나 cresc.로 끝까지 유지하기 곤란하면, ‘다음에 57 마디를 넘어가면서 호흡하고 를 내게 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렇게 하여 음을 계속 점점 크게 유지하며, 다음에 마디가 넘어가면서 1박자 쉼표에서 강하게 끊고 호흡한 뒤, ‘사랑하라f 로 이어간다.

58 마디부터가 곡의 클라이막스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곡에서 가장 높은 음이 있고, 또 각 음에는 accent 가 돼 있다.

여기에서 사랑하라는 가사는 강한 명령이거나 호되게 꾸짖는 꾸지람이나 화가 나서 야단하는 호통이 아니다. 아무 생각 없는 그저 세고 강한 소리를 내기보다는, 의미를 생각하고 간절함이 있는 당부의 목소리로 연주해야 어울린다. 초성을 좀 더 길게 강조하여 발음하면 이러한 표현에 도움이 된다. ‘사랑하라 서로 사랑하라는 가사를 분명하게 힘주어 연주해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tempo를 약간 늦춰 주는 것도 좋다. 당연하지만 마지막 종료 전에는 한 두마디 전부터 자연스럽게 rit. 가 나타나게 하고 마지막 계명이/에서 rubato 하여 여유 있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준비하면 좋다.

 

- 이정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