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곡분석 –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
[ 개요 ]
작사‧작곡 : 이정효
빠르기 : 급하지 않게. ca. (♩=84)
오늘 설명하는 곡은 필자 본인이 작사 작곡한 것이며, 가사는 요한복음 21장 15~19절까지 말씀을 기초로 작성했다. 이는 부활하신 예수님이 갈릴리 바다에서 제자들에게 세 번째 나타나신 때의 내용으로, 조반을 먹은 후 예수님이 시몬 베드로에게 세 번 반복하여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라고 물으시고, 베드로가 그에 대한 답변으로 ‘사랑합니다’라고 고백하는 장면이다.
너무 느리게 부르지 않도록 ♩=84 라는 보통빠르기 정도의 템포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기계적인 숫자로 파악하기 보다는 그런 느낌으로 부르면 좋겠다. 그런 이유로 ca.(circa) 라는 표시가 추가돼 있다.
갈릴리 바다에서 주님의 말씀대로 배 오른편에 그물을 던져 잡은 고기를 끌고 왔는데, 이미 예수님은 숯불에 생선과 떡을 올려놓은 상태였다. 잡은 물고기를 세어보니 153 마리고, 제자들은 부활하신 주님이신 줄 이미 알고 있으므로 조반을 먹으라는 말씀에 감히 입을 열어 누구시냐고도 묻지 못했다. 그리고 조반을 먹은 후 주님은 베드로에게 세 번이나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라고 질문하셨다. 연거푸 세 번이나 같은 질문을 받으니, 주님이 잡히시던 날 최후의 만찬 자리에서 ‘네가 나를 세 번 부인하리라’는 주님의 말씀에 ‘죽기까지 따르겠다’고 대답하고서는 결국 얼마 못 가서 그 말씀대로 주님을 부인했던 기억이 떠오르며, 베드로는 어쩔 줄을 몰라 한다. 호기에 차서 죽기를 다짐했던 그의 대답은 이제 달라졌다. ‘주님 사랑합니다. 제가 주님을 사랑하는지는 주님이 잘 아십니다’. 이에 주님은 베드로에게 사명을 주시며 결국은 순교할 것을 말씀하신다.
처음에는 이 곡을 두 사람이 부르는 듀엣곡으로 작성하였고 이후 합창곡으로 앨토와 베이스 성부를 추가했기 때문에, 소프라노와 테너 파트만 연주해도 무방하다. 이런 이유로 합창에서 성부간 발란스를 맞출 때도 원래의 멜로디에 해당하는 부분이 약간 더 잘 드러나도록 연주해야 좋다. 각 위치에서 멜로디는 가사를 생각해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예수님의 말씀 부분은 소프라노 파트에 베드로의 답변은 테너 파트에 작성돼 있다. 그러므로 그 가사에 맞게 발란스를 조절하면 된다. 대신 멜로디 위치를 부른다고 하더라도, 소프라노와 테너 파트간 발란스는 너무 극심하게 차이나게 줄 필요는 없다. 두 선율이 대위선율로서 나름대로 각자의 특징을 가지기 때문이다.
곡은 전반적으로 레가토로 연주하며, 프레이즈 단위로 점점 크게, 점점 작게 연주하면 효과적이다.
구조는 프레이즈를 나타내도록 표시를 하면
A(a-a'-b-c) - B(a-b-c) - C(a-b-c-c')
이며 두도막형식으로 이루어진 A, C 사이를 변형된 형식 B 가 연결하고 있는 모양이다. 표시 중에 ( ) 안의 소문자가 한 프레이즈이다. 이 중에 A/a 와 B/a 는 유사하고 A/c 와 B/c 는 주선율이 동일하여 균형을 이루고 있다. A, B 는 세 번에 걸친 예수님의 질문과 베드로의 답변을 담고 있으며 C 는 사명을 주시는 예수님의 말씀과 사명 수행을 다짐하는 베드로의 고백으로 돼 있다.
[ A ]
(전주)
a 5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주님 말씀하시네
a' 9 내가 주를 사랑하는 줄 주께서 아시나이다
b 13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주님 다시 물으시네
c 17 내가 주를 사랑하는 줄 주께서 아시나이다
아침 이른 시간 조반을 먹고 난 후 예수님이 베드로에게 질문하시는 장면을 떠올려 보면, 처음 부분은 조용하고도 차분하게 연주해야 어울린다.
A 부분은 두 번에 걸친 예수님의 질문과 이에 대한 베드로의 고백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 번째 질문하셨을 때 베드로는 예수님의 질문과 동일한 선율로 답변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17 마디에서 베드로의 대답은 두 번째 같은 질문을 받고서는 차마 당당하게 대답하지 못하고 주저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그래서 마치 침 한번 삼키고 말하듯이 반 박자 늦게 나온다. 또, 여기는 tenuto 가 표시돼 있는데, 비록 당김음처럼 돼 있어도 accent 를 주지 말고 조심스럽게 발음해야 한다.
13 마디에서 두 번째 질문이 나올 때는 소프라노의 음이 비록 약간 높더라도 너무 크지 않게 연주한다.
[ B ]
a 21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주님 또 다시 물으시네
b 25 아멘 사랑합니다 모든 것 아시는 주님
c 29 내가 주를 사랑하는 줄 주께서 아시나이다
세 번째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라는 질문을 받은 베드로는 근심하여 대답하기를, 먼저 두 번 대답했던 것과는 다르게 ‘주님, 모든 것을 아시오매’ 라는 문구를 추가해서 고백했다. 이 내용이 b 프레이즈로 추가돼 있는데 26 마디에서 ii 화음 대신에 II 화음을 사용하여 변화를 주고 있다. 그리고 베이스와 앨토의 선율은 소프라노 및 테너 파트와 상당 부분 겹치며 진행하고 있는데, 주된 선율을 강조하여 들리게 하기 위함이다.
29 마디에서는, ‘나 보다도 더 나를 잘 아시는’ 주님이 세 번씩이나 같은 질문을 하시니, 17 마디에서와 같이 주저하면서 대답한다. 그러나 분명하게 ‘주님을 사랑합니다’는 고백을 하고 있다.
그리고 25 마디부터 32 마디까지는 남성파트에 주 선율이 있으므로 멜로디가 들리도록 발란스를 잘 조절하면서 연주해야 한다.
[ C ]
a 33 주님 말씀하시기를 내 양을 먹이라
b 37 내 양을 먹이라 내 양을 먹이라
c 41 아멘 아멘 주여, 죽기까지 주를 따라 가오리다
c' 49 아멘 아멘 주여, 죽기까지 주를 따라 가오리다
베드로의 고백을 들으신 주님이 사명을 말씀하시는 부분이다.
다른 곳과 다르게 이 부분은 poco accel. 라는 표기가 있는데, 약간씩 템포를 당기면서 연주한다. 또, 35 마디에서 cresc.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phrase 에 걸쳐서 점점 크게 점점 작게 연주하게 되면, 35 마디는 정점을 찍고 점점 작아지는 부분인데 그렇게 연주하지 말고 계속해서 점점 더 크게 연주하라는 요구사항이다. 특별한 표기가 없는 다른 부분은 보편적인 연주법에 따라 tempo 와 dynamic 을 적용하면 되는데 여기는 표기대로 점점 크게 연주한다. 그러면 33 마디에서부터 38 마디에 이르기까지 계속해서 점점 크게 연주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는 39 마디에서 f 로 정점을 찍고 긴장을 풀어주면 된다. 이 위치에 rall. 가 적혀 있다. 물론 40 마디의 fermata 로 인해서 굳이 rallentando 가 없어도 당연하게 점점 느리게 연주하게 되지만 굳이 rall. 라고 명시한 이유는 33 마디에서부터 accelerando 해 오던 연주가 여기까지 적용된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함이다.
43, 44 마디에서 cresc. 도 마찬가지이다. 구조적으로는 점점 작게 연주하게 되는 부분인데 그렇게 하지 말고 오히려 점점 크게 하여 45 마디에서 정점을 이루기까지 긴장을 증가시키며 연주할 것을 요구하는 표기이다.
곡 전체에 걸쳐 ff 는 53 마디에 한 번 나온다. 여기를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이며 곡의 climax 라고 보면 된다.
41 마디부터의 가사는 작가의 상상력이 가미된 부분이다. ‘네가 젊어서는 스스로 띠 띠고 원하는 곳으로 다녔거니와 늙어서는 네 팔을 벌리리니 남이 네게 띠 띠우고 원하지 아니하는 곳으로 데려가리라’는 성경 말씀에 기초하여, 예수님과 베드로가 서로 바라보며 눈빛으로 주고받는 대화를 구성했다.
예수님 : 전에 네가 죽기까지 나를 따르겠다고 했었지? 그렇게 될거야.
베드로 : 그렇습니다 주여. 죽기까지 주를 따라 가겠습니다.
곡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소프라노와 테너가 함께 ‘가오리이다’를 연주할 때는 십자가를 Word Painting 하면서 같은 음인 ‘미-레/도’로 마치고 있다. 베드로도 예수님처럼 십자가에 못 박혀 죽게 됨을 묘사한 것이다. 또 베드로가 비록 예수님보다 시간적으로는 늦게 십자가 죽음을 맞게 되었음에도 한 박자 늦게 소프라노에서 음을 맞추어 주고 있는 것은, 실상은 예수님이 자신의 의지로 말미암아 그렇게 섭리하시고 계심을 나타내고자 함이다.
이정효.
'음악-악곡분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악곡분석] 거룩거룩거룩하신 주 (계4장, 이정효 곡) (1) | 2023.09.01 |
---|---|
[악곡분석] 내가 구하는 것이 (김진수 곡) (2) | 2023.06.17 |
[악곡분석] 십자가 없인 (J.M.Martin 곡) (0) | 2023.04.08 |
[악곡분석] 내 안에 거하라(요15장,이정효곡) (1) | 2022.11.05 |
[악곡분석] 성도의 신앙(Peterson편곡) (1) | 2022.10.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