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악곡분석

[악곡분석] 내 주 되신 주를 참 사랑하고(김영철 편곡)

e동행 2021. 11. 6. 19:33

내주되신주를참사랑하고(김영철편곡).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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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곡분석 - 내 주 되신 주를 참 사랑하고 ]

작사 : W.R.Featherstone
작곡 : A. J. Gordon
편곡 : 김영철

  악보는 '새로 편곡한 찬송가합창곡‘ 제34집(한국교회음악작곡가협회편,미완성,2000년)에 실려 있는 곡을 사용하였다.  새 찬송가의 315장에 실려 있으며, 소명과 충성 이라는 주제로 분류돼 있다.
  이 곡의 작사자 휘더스턴(William Ralph Featherston, 1846~1873)이 18살 때 작사한 찬송으로 27세를 살고 세상을 떠나 인적사항은 별로 전해오는 게 없다. 아도니람 J. 고든(Adonram Judson Gordon, 1836~1895) 목사가 작곡하였으며 곡명도 GORDON 으로 붙여졌다. 고든 목사는 후에 미얀마 선교사로 활동하였다. (성서원, 오소운 목사, 21세기 찬송가해설 중에서 발췌)

  편곡자인 김영철 박사는 현재는 고인이 되셨지만 고령에도 왕성한 작곡활동을 했다. 국가적으로 엄격하게 예술을 관리하는 프랑스식 교육 아래서 작곡을 공부하였으며, 절제되고도 아름다운 대위법 위에서 기악적 작곡기법에 능하다. 이 곡을 살펴보면 편곡자의 작곡 스타일이 그대로 묻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곡의 구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A(a-b)   B(a-b)   C(a-b-c)   D(Fuga)   Coda

  곡은 F 장조이며, C 부분에서 Bb 장조로 전조하고 리듬에도 변화를 주었다. D 부분은 A Cappella 연주 부분으로 푸가양식을 사용하여 기악적 대위기법을 사용했다. 빠르기는 Moderato 이며 ‘주님 사랑’이라는 감성에 너무 얽매이거나 흥분하지 말고 절제하여 연주해야 한다.

[ A ]

    a 5 내 주 되신 주를 참 사랑하고 곧 그에게 죄를 다 고하리라
    b 13 큰 은혜를 주신 주 예수시니 이전보다 더욱 사랑합니다

  익숙한 멜로디가 unison 연주 이후 파트로 진행한다. 곡 전체에 해당하는 유의사항이겠지만, 마디 처음이 2분음표인 리듬이 많이 등장하는데 가사가 뒤에 이어진다면 2분음표의 아티큘레이션을 주의해야 한다. 예로, 11 마디의 “다 /고 하리/라”에서 ‘고’라는 발음을 하고 dim. 하게 되면 마치 “다고” 라고 발음한 것처럼 들리게 된다. 이런 경우는 “고하리라”는 단어가 한번에 들리도록 “고” 발음 후 “하리”라는 가사까지 이어지도록 하며, “고”를 발음하고 cresc. 한다는 느낌으로 연주해야 한다. 13 마디의 “은~혜”라는 단어도 마찬가지이며, 25 마디의 “십~자가”, 27 마디 “당하~셨도다”, 29 마디 “가~시관” 등등 다수 등장한다.

[ B ]

    a 21 주 날 사랑하사 구하시려고 저 십자가 고난 당하셨도다
    b 29 그 가시관 쓰신 내주 뵈오니 이전보다 더욱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원 곡의 멜로디 선율 외에 대위선율이 등장한다. 대위 선율도 잘 들리게 dynamic 을 고려한다. 알토와 베이스가 작은악 절 a 에서 쉬지 않고 다른 파트의 선율을 함께 연주해도 좋다. 이 때 각 파트의 음역을 넘겨 나오는 음은 필요시 조정해 줘야 한다(그대로 연주, 가성으로 연주, 옥타브 바꾸기 등). 예를 들어 22, 23 마디의 테너 음을 베이스가 연주한다면 옥타브를 낮춰야 한다.
  26 마디에서 “십자가 고난” 이라는 가사가 나오는데 ‘가’와 ‘고’가 연음되지 않도록 유의하지 않으면 “가고” 와 같이 들리게 된다. 대신 “십자가”라는 발음에서는 “십짜가”라고 발음하기 보다는 ‘시ㅂ자가’라고 해서 단어 중간에 끊김이 없게 해 준다.

[ C ]

    a 41 큰 영광의 구주 날 사랑하사 그 풍성한 은혜 더하시리니
    b 49 금 면류관 쓰고 늘 찬송할 말 이전보다 더욱 사랑합니다
    c 57 주님 사랑하리 이전보다 더욱 주님 사랑하리

  필자가 Animato 라고 악상 기호를 부기하였다. 이 곡의 클라이막스를 살린다면 이 부분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곡이 Moderato 이므로 절제되고 흥분하지 않아야 함을 언급했지만, C 부분에서 만큼은 약간 예외로 연주하는 것도 변화를 주는 좋은 방법이 된다.
  앞 부분과는 다른 대위선율이 등장한다. 대위선율이 분명하게 들리도록 dynamic 에도 신경을 써 줘야 한다. 49 마디에서 소프라노가 G5 음을 연주하는데 곡이 마칠 때를 제외한다면 여기 한 곳만 있다. 소프라노가 충분히 소리를 크게 내 줘도 좋은데 다만 알토에 나오는 대위선율이 묻힐 수도 있다. 주선율과 대위선율을 살리고자 한다면, 테너가 알토의 선율을 같이 연주하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시작 부분에서 알토파트가 쉬고 있는데 테너음을 연주하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물론 옥타브를 높이지 말아야 한다.
  57 마디에서 molto cresc. 를 잘 표현해 주면 “사랑하리”에서 자연스럽게 ‘하’가 rubato 하게 된다. 반주를 보면 tremolo 가 나온다. 좀 더 극적이고 간절함을 표현할 수 있도록 57 마디에서 60 마디까지를 강조하여 연습해야 한다. 특히 61 마디에 가서는 dim. 가 있는데 반주의 음형을 보면 너무 소리를 줄이지 않는 것이 좋다.

[ D ]

    64 내 주 되신 주를 참 사랑하고 내 주님을 참 사랑 참 사랑하고
        참 사랑하고
    72 내 주 되신 주를 참 사랑하고 내 주님을 참 사랑 참 사랑하고

  다성음악(polyphony,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를 지나며 발전한 다성 음악)의 형태로, 기악곡에서 많이 사용되는 Fuga 양식이 사용된 부분이다. Fuga 양식은 주제, 응답, 삽입구, Coda 등의 요소를 포함하고 있는데 D 부분 안에 이 모든 요소가 다 나타나고 있다. 다성음악은 그 특징으로 인해 공명된 소리로 매우 맑고, 정교한 blending 을 요구하며 잘 훈련된 발성을 요구한다. 또, 고도의 훈련을 요구하는 부분이므로, 만일 연주시간이 전체적으로 길어서 약간 줄여야겠다고 생각한다면 여기를 생략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런 형태의 음악은 각 성부가 독자적인 멜로디를 연주하고 있으므로 가사를 알아듣기 매우 힘들게 된다. 이런 Polyphony 스타일의 곡을 연주할 때, 중간 중간 등장하는 Homophony 부분 외에는, 각 성부가 비브라토를 없애고 가볍게 연주해야 한다. 또, 다른 성부가 주선율을 연주할 때는 소리를 줄여주어 주선율이 잘 들려오도록 배려해야 한다. 간혹 찬양대의 인원 구성에 따라 2성부 또는 3성부만으로 연주해도 훌륭한 연주가 될 수 있다. 대신 합창단이 연주하지 않는 선율은 악기가 연주하게 하는 방법도 매우 좋다.
  65, 66 마디에서는 이음줄(slur)과 함께 8 분음이 나오는데 짧은 음일수록 소중하게 생각하고 그냥 지나치면 안된다. 즉, “주우를” “사아랑” “하아고” 와 같이 slur 가 없다는 생각으로 각 음이 들려오게 해 주어야 한다. 이런 스타일의 곡을 연주할 때는 16 분음이나 32 분음이 나오고 slur 가 있더라도 무시하고 그 앞에서 staccato 해서 각 음을 들리게 연주한다. 현대 찬송가에는 쓰이지 않지만 melisma 형태의 곡을 연주할 때 마찬가지로 적용한다.

[ Coda ]

    80 큰 은혜를 주신 주 예수시니 내 주 되신 주를 참 사랑합니다

  meno mosso 라고 해서 약간 어수선해진 분위기를 다잡는다.
  81 마디의 “주신 주”에서, ‘신주’라는 단어가 들리지 않도록, ‘신’이라는 발음의 종성인 ‘ㄴ’을 약간 빨리 붙여 주고 다음에 나오는 ‘주’ 라는 발음에는 약하게 tenuto 해 주면서 뒤의 “예수” 라는 가사까지 이어지게 함이 좋다. 80 마디의 ‘큰 은혜’, 84 마디의 “되신 주” 등에서도 마찬가지이다.
  86 마디에 allargando(넓히다) 라고 돼 있으므로 각 음을 충분히 유지하며 “참” 이라는 가사에서부터 분명하게 들리도록 점점 넓게(크고, 느리게, 꽉차게) 연주해 주어야 뜬금없이 곡이 소리를 지르며 끝마친다는 느낌을 주지 않고 자연스럽게 f 로 마칠 수 있다.

  이 곡과 같이 양식이 혼합돼 사용되고 있는 경우 그 양식에 맞춰 연주기법을 약간씩 다르게 적용해 주는 것이 타당하다. 물론 가사를 명확하게 들리게 한다는 전제 하에 지루하지 않은 음악을 연주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눈에 보이게 양식이 다르게 나타난 경우가 아니더라도, 곡에 따라서는 부분별로 연주방식을 변화시켜 적용해야 더 좋은 경우도 많다.

- 이정효 -